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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임과 거주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이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각기 다른 모든 기능을 동시에 완벽히 수행하기에 공간의 넓이는 제한적이고 마음만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넓다면 널찍한 복도와 큼지막한 놀이방, 높은 책장이 들어찬 서재와 긴 테이블이 인상적인 다이닝룸까지, 모두 꽉꽉 채우고 싶지만,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넓이와 리모델링을 통해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범위는 생각보다 좁고 그 방법도 부담스럽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여유 있는 집을 계획하고 있다면 천장, 바닥재, 파티션, 창문 등을 활용하여 필요에 따라 기능의 가변성이 있는 집으로 구성할 수 있다. 완성된 주택의 경우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덜어내고, 적절히 더함으로써 기존에 가지고 있는 공간을 조금 더 넓게, 그리고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집을 내가 원하는 목적으로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팁을 몇 가지 소개한다.
공간을 다목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그 공간을 여러 기능을 지닌 가구로 채우는 것이 가장 직접적이고 간편한 방법이다. 공간 절약형 가구를 배치하여 필요에 따라 꺼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천장 높이까지 수납할 수 있는 붙박이장이나 이동장을 이용하면 좁은 너비의 공간이어도 수납공간으로써 최대치로 이용할 수 있다. 침대, 책상, 식탁 등은 접이식 혹은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여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면 좋다. 독일 다목적 가구 브랜드 GERLING LIVING GMBH의 'Smaider – It's yours' 라는 접이식 책상과 'duotable' 이라는 수납공간과 심플한 디자인의 테이블을 합친 공간 절약형 가구를 참고해보자. 완제품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비슷한 구조의 조립식 가구를 사용하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오픈 플랜은 사무실 공간 인테리어의 한 종류에서 유래한 용어로, 벽이나 문으로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가구나 소품, 혹은 주택을 구성하는 자재들이 경계가 되는 구조를 뜻한다. 부엌, 다이닝룸, 거실, 서재 등 하나의 큰 공간이 소파, 조리대, 혹은 수납공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구획되는 시스템이다. 오픈 플랜 구조는 하나의 천장을 공유하는 공간을 어떻게 구획하느냐가 관건이다. 그 구획의 중심이 창문이 될 수도 있고 분리하고 싶은 공간들 사이에 여백을 두어 최소한의 구분만을 표시한다. 거주자는 특별한 경계가 없는 공간을 자신이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최소한의 경계를 나타내기 위해 다른 느낌의 바닥재를 활용하기도 하고 천장 높이에 차이를 주어 벽이나 파티션 없이도 공간을 구분하기도 한다. 공간이 가시적으로 크게 분리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넓고 탁 트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며, 어떤 가구를 배치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기능에도 자유롭게 변화를 줄 수 있다.
부엌과 거실을 오픈 플랜으로 설계하고 한옥의 요소들을 배치하여 여백의 미를 끌어낸 핸디디자인의 마산 구산면 주택 인테리어 프로젝트가 그 예이다. 부엌과 거실의 천장과 바닥재를 화이트 톤으로 통일하고 부엌과 거실의 바닥 높이에 차이를 두어 자연스럽게 공간을 구획했다. 부엌과 연결된 다이닝룸은 짙은 우드톤의 대청마루의 형태를 차용해 깊이감을 더했다. 또한, 소파를 주방에 등지게 두어 주방과 거실을 분리하는 효과를 주었다. 이 주택의 경우 1층과 2층을 연결한 천장을 개방하여 전체적으로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오픈플랜 구조는 생활 공간의 연결성을 높이지만, 거실과 다이닝룸, 스터디룸과 침실 등 생활과 기능에 있어서 분리가 필요한 공간들을 사용할 때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부분은 가벼운 파티션을 설치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다. 거실과 서재를 겸한 공간 사이에 심플한 패턴의 파티션을 설치하여 서재의 독립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 방에 스터디 공간과 침대가 함께 있는 공간의 경우, 두 공간 사이에 불투명한 파티션을 설치하여 스터디 공간에서의 시선 분산을 막고 취침 공간의 아늑함을 최대화할 수 있다.
통로는 공간과 공간 사이를 이어주고 공간에 여백을 주는 역할을 하지만, 생활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활용하고 싶다면 최소한의 통로만으로도 충분하다. 통로의 너비와 길이를 줄이면 실질적으로 집 안에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크기를 넓이고 공간과 공간 사이의 연결성을 높인다. 좁고 가느다란 통로를 방치하는 것이 아깝다면 통로 자체 또한 여러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조명과 화이트 톤의 벽지는 좁은 통로를 넓어보이게 하며, 벽 한 면을 거울로 과감하게 디자인하는 것도, 모던하면서도 넓은 개방감을 가진 공간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인테리어라 할 수 있다. 선반이나 옷걸이를 설치해 수납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고, 작은 벤치와 목이 긴 조명을 설치하여 독서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최소화된 통로 공간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실내 공간 별 분위기를 간편하게 차별화하고 싶다면 쇼파와 러그 등의 패브릭 가구, 소품을 활용해보자. 공간에 따라 색채가 다른 러그를 활용하면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하나의 톤으로 통일한 공간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쇼파와 스툴을 배치하여 명확한 구획 없이도 공간을 정의해보자. 같은 바닥재와 천장을 공유하는 큰 공간에서 어느 한쪽의 색감에 힘을 실어 각각의 공간 사이의 경계를 만들 수 있다. 소파와 러그 외에도 커튼을 활용하여 자칫 부산해 보일 수 있는 수납공간을 가려 분리하고,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다.
하얀색 톤의 벽지와 바닥재를 선택하고 천장등을 설치하면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바탕으로 가구를 배치하고 소품을 활용했을 때, 자칫 좁은 공간이 답답해 보일 가능성을 덜어낼 수 있다. 은은한 빛의 천장등은 실내를 넓어 보이게 하는 것은 물론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 연출에도 좋은 역할을 한다.
여러 방법으로 필요 없는 공간을 덜어내고, 가지고 있는 공간을 최대한으로 확보했다면, 틈틈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크기가 큰 수납 가구의 배치가 공간을 어지럽힌다면, 선반을 이용하여 수납공간을 확보하고, 선반 위의 어떤 물건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색다른 인테리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거실 한 쪽에 책장을 활용하여 구획하고 작은 책상을 배치해 거실 공간을 독서 공간으로 활용해 보는 것도 집 안 분위기를 바꾸는 방법의 하나이다.
수납공간으로만 쓰기에는 아깝고 가구를 배치하기에는 모호한 공간이 남는다면 이 공간을 십분 활용해보자. 흔히 복층이라고 불리는 메자닌을 설치하는 것은 실제적인 공간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빌트인 형식으로만 설치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택, 아파트, 빌라 등 여러 주택 형태에서 설치할 수 있다. 프랑스의 건축사무소 라키텍세스는 한 원룸 실내 가장자리에 있는 자투리 공간에 작은 계단과 기둥, 옷장 등을 아래쪽에 배치하여 복층의 또 다른 공간을 창조했다. 복층 구조로 확보된 새로운 공간은 밝은 조명을 설치하여 1인용 서재로 활용되었다. 한정된 공간만으로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또 다른 공간을 창조하는 메자닌 인테리어를 고려해보자. 메자닌 인테리어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이곳에서 볼 수 있다.
